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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뱃할/번역] Aliens Made Us Do It 4


그는 사흘간 아무 소식도 듣지 못했지만, 보안 채널에 띵 소리가 들렸을 때­는 - 고작 금속음이 그토록 거슬리는 건 어째선지 할 조던만이 가능한 일이었다 - 새벽 세 시쯤이었다. 브루스는 올려다보지 않은 채 모니터의 스위치를 켰다. "무슨 일이지." 그는 말했다.


"그래, 나도 반가워." 할이 말했다.


"격리에서 풀려나 돌아오는 길이라는 걸 알려주기 위해 연락한 건가?"


"하, 그래. 이 개자식들. 격리라는 게 이것보다는 좋을 거라고 늘 생각했었는데, 알지? 몇 주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서, 음식도 갖다주고, 아무것도 안 해도 되잖아. 양로원이나 마찬가지지."


"너한테는 양로원에서 지내는 게 좋은 시간인가 보지?"


"스펀지 목욕 시간이라면, 당연하지. 예전에 양로원에 있는 할머니를 뵈러 간 적이 있었는데 존나 쩔더라니까. 모든 사람한테 개인 방이랑 간호사가 딸린, 좋은 양로원 중 하나였어. 그보다 살기 좋은 곳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지."


"조던, 나한테 볼일이라도 있나?"


할의 한숨 소리가 들렸다. "몰라, 그냥…나랑 잠깐 얘기하는 건 말도 안 되는 일이겠지?"


브루스는 그 말에 고개를 들었다. 놀라움이 그의 표정에 드러난 모양이었다. "들어 봐." 할이 말했다. "그냥, 여기 있으면 꽤 외로워서 그래. 사람이라곤 코빼기도 안 보여. 이 좆만한 네모 상자에 갇혀서, 보이지도 않는 놈이 하루 두 번 철제 식판에 음식을 던져주고 가는데, 씨발 무슨 교도소도 아니고.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어."


브루스는 그를 살펴보았다 : 할은 텅 빈 철제 벽을 등진 채 간이 침대에 앉아 있었는데, 그게 방의 유일한 가구인 것 같았다. 창문도 없었다. 할의 긴장된 턱. 조금 충혈된 눈. 


"이건 격리가 아니야." 브루스가 말했다. "독방 감금이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지?"


할은 어깨를 으쓱했다. "내가 알겠냐. 말했잖아, 얘네들 달레샨 독감에 완전 겁먹었다고. 당연히 그래야지, 왜냐면 그 병은 존나 무시무시하고, 지난번에 퍼졌을 때 행성 하나도 모자라서 서너개를 더 망가뜨렸으니까. 하지만 전에도 말했듯이, 지구인도 걸릴 수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오아에 있는 누군가와 연락해 봤나?"


"응. 그저께 반지를 통해 메시지를 보냈지."


"답장은 받았나?"


"바로 받았어. 군단이 그거 하나는 빠르거든. 뭐라고 왔냐면, 47절 앱실론 5항에 따라서, 공중 위생과 현재 주둔한 나라의 모든 안전과 관련된 구속에 협조하라고 하더라.”


"별 도움은 안 되는군."


"그렇게 생각해? 걔들은 좆도 신경 안 쓰는 거야. 여기서 미쳐버릴 것 같다고."


"소설을 몇 편 전송해 줄 수 있어."


"그래, 좋아." 할이 말했다. "뭐든 상관없으니까 보내줘. 오, 그리고 모든 게 15세 관람가일 필요는 없어. 무슨 뜻인지 알지? 좀 더 어른스러운 읽을거리가 있다면, 그거 또한 환영이야."


"우주 간 보안 전송 시스템을 너한테 포르노를 보내는 데 쓰라는 건가."


"포르노라니. 포르노라고 한 적 없어. 그냥, 음…고상한 성애물이라고 하자. 삽화가 있으면 더 좋고. 좀, 여기서 달리 뭘 하겠어. 하루에 예닐곱번쯤 바나나를 문지르지 않는다고 말하는 거야?"


"끊겠어." 브루스가 말했다. "좋은 밤 보내."


"아, 그러지 마, 박쥐."


"통신기로 와치타워에나 전화하지 그래. 난 할 일이 있어."


"개자식. 내가 자위에 대해서 농담해서 그런거야? 들어 봐, 알프레드가 네 몸에 대해서 뭐라고 말했건, 얼마나 네 스스로가 더럽게 느껴지게 했건, 물빼는 건 완전히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브루스는 모니터 스위치를 끈 다음 하던 일로 돌아갔다. 물을 뺀다고. 그는 코웃음을 쳤다. 할은 구제불능이었다. 그는 눈을 비비며 피로를 떨쳐냈다. 어차피 몇 분 정도 쉬려던 참이었다. 그는 서재 파일을 열어 할이 좋아할 만한 것을 찾아 빠르게 훑었다. 그가 평소에 뭘 읽는지 누가 알겠는가? 할의 머릿속은 들여다보기 무서운 공간일 터였다. 그는 대강 임의로 몇 개를 고른 다음, ‘그레이의 오십가지 그림자’ 를 추가했다. 누가 그를 개자식이라고 불렀다면, 그렇게 부를 만한 이유를 만들어 줄 것이다. 끔찍할 정도로 못 쓴 팬픽이 할의 독서 취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 같기도 했고.


브루스는 며칠 동안 할에 대해 잊고 살았지만, 익숙한 띵 소리에 알림이 울리자마자 통신을 받았다. "왜." 그는 분광기로 샘플을 관찰하는데 집중한 채 짤막하게 말했다.


"어떻게 알았어?"


"뭘 어떻게 알았냐니?"


"보지도 않고 난 줄 어떻게 알았어?"


"너라는 걸 알고 있었다고 생각하는 이유라도 있나?"


"왜냐면 전화 받을 때 마다 그렇게 짜증난 것 처럼 들릴 리가 없으니까. 어디 사는 누군가는 널 좋아할 거 아니야. 백 퍼센트 좆같이 굴 리는 없잖아. "


"과소평가하지 마." 그는 대답했고, 할은 웃음을 터트렸다.


"책 보내줘서 고마워." 할이 말했다. "재밌더라."


"어떤 게?"


"전부 다."


브루스는 현미경에서 눈을 떼고 고개를 들었다. "다 읽었다고?"


"내가 완전 멍청이가 아니라는 게 믿기지가 않나 보네, 안 그래? 잘 들어, 개자식아. 반에서 7등으로 아카데미를 졸업한 멍청이가 몇이나 될 것 같아?"


"글쎄." 그는 생각에 잠긴 채 대답했다. "대학 다닐 때 반에서 몇 등했는지 기억하는 종류의 멍청이들?"


"참 나, 지는 기억 못하는 척 하긴. 털어놔보셔. 프린스턴 다녔었지? 뭐 때문에 꽁해 있는 건데? 멍청한 멍청이 멍청대장 4세한테 졸업생 대표를 뺏기기라도 했어? 말해봐, 나한텐 말해도 돼."


"정말 몇 등이었는지 기억나지 않아."


"정말로?"


"정말로. 별로 좋은 등수가 아니었을거라는 건 알지. 퇴학당했으니까."


할은 입을 다물었고, 흡족한 침묵이 몇 초간 이어졌다. "말도 안돼." 할이 말했다. "지금 나한테 약파는 거지?"


"사실은, 진짜로 약파는 게 아니야."


"프린스턴이 널 쫓아냈다고?"


"그래. 그럴 수 밖에 없었지."


"네 클럽 하우스 지하에 고급 무기고를 짓느라 바빴으니까?"


"아니, 너무 취해 있었으니까." 그는 문득 떠오른 생각에 다시 현미경을 들여다보았다. 만약 저쪽을 조금 조정한다면... 좋았어, 바로 그거야.


"아니 아니 아니, 하던 얘기로 돌아가서, 프린스턴에서 쫓겨날 정도로 술을 마셨다고?"


"그랬지. 상상 속 광경을 즐기고 있나?"


또 한 번의 침묵. "아니." 잠시 후 할이 말했다. 브루스는 고개를 들었고, 할은 그저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오래전 일이야." 브루스는 말했다. 왜 이 이야기를 할에게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가 상관할 일도 아닌데. 평소에 말하고 다니는 종류의 이야기는 더더욱 아니었고.


"그래서 어떻게 됐어?" 할의 커다란 눈이 여전히 그를 응시했다.


"뭐가 어떻게 돼?"


"쫓겨난 다음에. 집으로 돌아갔어?"


"그랬지, 잠깐 동안은."


“알프레드한테 죽도록 혼났어? (Did Alfred scare you straight?) ”


“딱히."


"그래,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지?" 할의 목소리에 미소가 배어있었다.


"왜 내가 누굴 좋아하는지에 대해 그렇게 확신하는거지?"


"왜 네가 아무도 좋아할 수 없을 거라고 확신하는데?"


브루스는 스크린을 노려보며, 모니터 버튼으로 손을 가져갔다. "잠깐 잠깐 잠깐," 할의 날선 목소리에 브루스는 손을 멈췄다. "그러지 마, 응? 미안해. 그냥, 그냥 끄지만 마."


그는 대답하지 않았지만, 화면을 끄지 않고 두었다. 브루스는 분광기를 재조정했다. "섹스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고 약속할게." 할이 말했다.


"내게 섹스와 관련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걸 멈춰 줬으면 하는데."


"바베트는 있었을까?"


"누구?"


"알잖아, 바베트. 디네센 책에 나오는 여자. 뭐야, 읽어보지도 않은 책을 나한테 보낸 거야?"


브루스는 의자에 몸을 기댔다. "바베트의 만찬," 그는 기억을 더듬으며 천천히 말했다. "읽은지 몇 년 됐어. 한번도 읽어본 적 없나?"


"없어. 웃기지, 고등학교 도서관에 20세기 덴마크 모더니스트 작품이 쌓여있진 않았거든. 그 남자에 대해 들어본 적도 없어, 사실."


"여자야." 브루스가 말했다. "디네센은 카렌 블릭센의 필명이야."


"오, 그거 말 되네. 근데 내 말 맞는 거 같지 않아? 바베트한텐 좀 이상한 구석이 있다고. 파리에서의 커리어랑 인생 전체를 내팽겨친데다가 친구든 뭐든 다 있었으면서 남자친구나 남편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이 없잖아. 내 말은, 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안 나오더라고. 동성애자가 아니었을까 싶어."


"영화도 있어." 브루스가 말했다. "몇 년 된 거야. 너한테 전송해 줄 수 있는지 알아봐—잠시만." 그는 커뮤니케이터를 귀에 가져다 댔다.


"가봐야 해?"


"아니, 괜찮을 거야. 딕이 부탁한 걸 측정하고 있어."


"그래? 걘 요즘 어떻게 지낸대?"


브루스가 코웃음을 치자 할은 눈썹을 들어올렸다. "유도 심문은 아니었어, 박쥐. 가족 문제? 상관 안해. 망가진 가족 하면 내가 또 잘 알지."


"그 표현이 나한테 적용될거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뭐지?"


"오, 글쎄. 네 말이 맞아. 커다란 박쥐처럼 차려입고, 네 자식들한테 울새 코스튬을 입혀서 범죄와 싸우는 닌자들로 훈련시키는 건 백 퍼센트 평범한 거지.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망가진 구석이 없는 가족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니네 가족도 마찬가지야. 내가 여태까지 본 것 중 제일 재밌는 방식으로 말이지." 


브루스는 스위치를 끌까 고민했지만, 할의 무심한 추측에는 어딘가…평소답지 못한 부분이 있었다. 웨인 저택을 드나드는 사람들의 요상한 집합을 가족이라 일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그렇지만 할은 자연스럽게 가족이라 말했다. 어쩌면 그 부분이 신경쓰이는 걸지도. "네 가족도 꽤나 흥미로웠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데." 브루스가 말했다.


"아니. 실은, 요만큼도 안 그래. 네가 상상할 수 있는 지극히 흔해빠진 결손 가정일걸. 불행한 가정은 제각기 다르다는 말, 톨스토이가 틀렸어. 여태까지 내가 본 집은 대부분 우울할 정도로 똑같더라고."


"고등학교 도서관에 안나 카레니나는 있었나 보군."


"없었어. 사실 어디서 훔친 거냐면—"


브루스는 손을 들었다. 커뮤니케이터로 흘러들어오는 정보를 백 퍼센트 알아들을 순 없었지만 상황이 좋지 않아 보였다. "가야겠어." 그는 말하곤, 스크린을 끄는 동시에 카울로 손을 뻗었다. 일할 시간이었다.




"이걸 좀 봐줬으면 좋겠군." 다음 날 밤, 브루스가 말했다. 그는 할이 신호를 보낸 이후로 채널을 열어놓고 있었고, 화면이 깜빡이자마자 도식을 들이밀었다. "뭔지 알겠나?"


"허." 할은 눈을 가늘게 뜨고 살펴보았다. "이게 당최 뭔데 그래?"


"모르겠어. 이 정도 정보면 반지가 스캔할 수 있나?"


"아마도? 잠깐만, 한번 볼게." 브루스는 찡그린 채 할이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을 보았다. 초록색 빛이 화면을 훑고 지나갔다. 할 옆의 허공에 이상한 무늬가 투영되는 게 보였다.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지만, 랜턴은 생각에 잠긴 채 고개를 끄덕이며 그것을 읽고 있었다.


"흠, 좋아, 이게 도움이 될 거야. 그냥 기초적인 출처 같은 거네. 번역해서 요약본을 보내줄 테니 잠시만 기다려 봐."


"고맙군."


"알다시피," 할이 타이핑하며 말했다. "더 많은 걸 할 수도 있어. 그러니까, 내가 봐줬으면 하는 게 더 있다면, 달리 할 일이 있는 것도 아니거든. 아, 그나저나 영화 보내줘서 고마워."


"어땠어?"


"독방의 좋은 점은 아기처럼 질질 짜는 모습을 다른 사람에게 들킬까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거야. 근데 진짜로, 고급 요리가 주제라니. 여기서 나가자마자 빅 밸리 버거로 달려가서 밸리 버스터 5개랑 누텔라 밀크쉐이크 9개를 주문할거야. 담요를 먹어치울 지경이라고."


할은 카메라를 보지 않은 채 타이핑 하고 있었기 때문에, 브루스는 그를 조금 더 살펴볼 기회를 얻었다. 확실히 전보다 말라보이긴 했지만, 애초에 지방이 많은 몸도 아니었다. 몸집이 작다는 뜻은 아니지만 그가 움직이는 방식이 가끔 그 사실을 잊어버리게 했다—우아함, 변덕스러움, 단단한 근육질이라곤 믿기 힘든 유연함. 그는 항상 너무 빠르게 움직였다.


"왜?" 시선을 느낀 할이 커다란 눈으로 그를 응시했다.


"아무것도 아니야." 브루스는 시선을 돌렸다.


"번역한 거 받았어?"


"방금 받았어. 흥미롭군. 딕한테 전달해주지. 아니면 네가 직접 전해주던가. 블러드헤이븐에 있는 딕의 장비도 여기 있는 거랑 똑같으니까 연결될거야."


"그래, 그거 말인데. 이건 채널이 하나 밖에 안 나오는 티비더라고."


"농담하는 거지."


"그랬으면 좋겠다. 여기 처박히고 나서 처음으로 연락한 사람이 너니까 채널이 아예 고정된 것 같아. 전화 한 통만 할 수 있다거나 뭐 그런건가보지."


"무슨 놈의 행성이 그 모양이지?"


할은 특유의 느긋한 미소를 지었다. "베레니아만 못하더라고. 적어도 걔들은 재미 볼 줄은 알았는데."


브루스가 같은 상황이었다면, 할 만큼 상황을 잘 받아들이지 못했을 것이다. 한 주 동안 독방에 갇혀 있었으면서 농담까지 할 정도라니. 할이 지닌 강인함은 예나 지금이나 그를 놀라게 했다. 뭐, 전투 조종사들은 압박을 잘 견디는 걸로 유명하니까. "네가 생각하는 재미랑 내가 생각하는 재미가 완전히 다르네." 


"왜냐면 나는 재미라는 걸 볼 줄 아니까 말이지. 최근에 제일 재미있었던 적이 언제야? 내 말은, 오직 재미만을 위해 뭔가를 한 적 있어? 잠깐, 내가 맞춰볼게. 일만 있으면 재미 따위 필요 없다고 할 거지. 말이 되는 소리를 해, 쓰레기 같은 가십란에서 브루스 웨인이 내킬 때 마다 슈퍼모델을 끼고 다닌다는 걸 본 적 있어. 그게 재미가 아니라는 말은 하지 마."


"고문은 아니지."


할은 또 다시 웃음을 터뜨렸다. "그렇겠지. 항상 궁금했던 건데, 음, 다른 사람 앞에서 알몸이 된 적 있지?"


"일상 생활에서, 아님 특정한 상황에서?"


"그냥 살면서. 그렇고 그런 분위기가 됐는데 불이 켜져 있다 치자고. 그리고…어떻게 되는 거야? 그래, 아마도 폴로 게임을 하다가 심하게 다칠 수도 있겠지만 게임을 얼마나 못하면 그런 흉터가 생기는 건데? 슈퍼모델이나 상류층 아가씨들이 궁금해한 적 없어?"


"내 흉터에 대해 뭘 알지?"


할은 또다시 눈썹을 들어 올렸다. "아 좀, 샤워할 때 봤어. 안 볼 수가 없었다고. 동료끼리의 불문율을 어겨서 미안한데, 전혀 걱정할 거 없겠던데. 싸움 외에는 그런 흉터가 생길 수 없다는 말을 하려는 거야. 멍청한 슈퍼모델을 골랐길 바라."


"사람들은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봐." 그가 말했다.


할은 무언가 심오한 말을 들은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로 그렇지." 몇분 뒤, 그가 대답했다. 할은 간이침대에 몸을 늘어뜨린 채 철제 벽에 머리를 기대고있었다. 브루스는 할의 눈이 일 분 동안 서서히 감겼다가 번쩍 뜨이는 걸 지켜보았다.


"랜턴."


"어?"


"잠을 안 자고 있었군. 쉬어야 해. 채널을 닫고, 6시간 뒤에 다시 열게."


"어어, 그래. 난 그냥—지금이 몇 신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어서. 그냥…약간 시간 감각을 잃었어."


무방비한 순간에 갑작스레 분노가 들끓었다. 할 조던을 아무렇지도 않게 고문하기로 결정한 누군가를 향한, 살인충동에 가까운 분노. 왜냐하면 물어볼 것도 없이 그들이 하는 짓이 바로 그거였으니까. 할이 지난 몇 년동안 흘린 내용을 되짚어보면, 지금까진 할이 군단의 유일한 인간 맴버이고, 오아와 연결된 나라들이 인간을, 어쩌면, 완전한 인격체로 보지 않는다는 식의 말을 한 두 번 정도 했던 것도 같았다. "쉬도록 해." 브루스가 무뚝뚝하게 말했다.


"응" 할은 대답했지만, 채널을 끄지 않았다. 그는 단지 벽에 머리를 기댄 채 눈을 감았고, 브루스는  자리에 앉아서 할이 잠드는 걸 잠깐 동안 지켜보다가, 스크린을 음소거했다.




중간에 할의 대사 Did Alfred scare you straight? 는 straight를 단어를 이성애자라는 이중적인 의미로 사용하면서, 할이 너 스트레잇 아닌거 암ㅇㅇ 하고 브루스를 놀리는 장면입니다... 도저히 적절한 번역이 안 떠올라서 일단 그대로 뒀는데, 좀 더 고민해 보면서 천천히 고칠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Twitter @DR34MY3Y3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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