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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뱃할/번역] Aliens Made Us Do It 3


로페즈 판사의 집무실에서의 짧은 악수가 흙투성이 오두막에 밤새 갇혀있는 것 보다 시간이 덜 걸리긴 했지만, 나은 점이라곤 그게 다였다. 할은 교장실에 불려간 4학년처럼 굴며 그에게 가능한 한 창피를 줌으로써 이 모든 걸 더욱 괴롭게 만들기로 마음먹은 것 같았다. 발장난을 치고, 바닥만 쳐다보며, 브루스가 그의 부탁을 들어주고 있는 게 아닌 것 처럼 행동하기.


무엇보다도 최악인 건, 할이 항공 자켓에 청바지를 입고 나타났다는 것이다.


"여긴 연방 판사의 개인 집무실이야." 로페즈 판사가 비서와 무언갈 의논하기 위해 방을 나서자, 브루스가 말했다. "예의를 좀 차리는 게 그렇게 힘든 일이었나?"


"뭐래, 청바지 빨아 입었거든." 할이 대답했다.


집무실에 있는 내내 브루스는 줄곧 정면을 응시하며 눈을 마주치지 않았다. 결혼 서약 때 조차. 질문이 "해롤드 조던을 법적 배우자로 받아들이겠습니까?" 였지만, 그는 짤막하게 "네." 라고 대답했다. 할의 대답은 더 가관이었다. 판사가 "브루스 웨인을 법적 배우자로 받아들이겠습니까?" 라고 묻자, 할은 "뭐, 좋아요. 그러죠." 라 웅얼거렸고, 브루스는 그의 멍청한 입에 주먹을 날리지 않기 위해 책상 너머 벽에 걸려 있는 유화에 애써 시선을 고정해야 했다.


로페즈 판사는 두 사람에게 호기심 어린 시선을 던졌다—그녀가 주관한 것 중 가장 이상한 결혼일게 틀림없었지만, 어쨌거나 그녀는 브루스에게 빚이 있었다. "축하드립니다." 그녀가 정중한 미소를 지으며 두 사람이 법적으로 배우자가 되었음을 선언했다.


"감사합니다." 브루스는 판사와 악수하며 말했다. 그녀가 두 사람이 뭔가를 하기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 분명해지자 고통스러운 침묵이 흘렀다. 브루스는 얼굴을 구기며 할에게 손을 내밀었고, 할은 그의 손을 잡고 퉁명스레 흔들었다. 여전히 두 사람은 간신히 시선을 피한 채였다. 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 그것 참 하나도 의심스럽지 않았네." 복도로 발걸음을 옮기며 할이 말했다. "볼에 뽀뽀 좀 한다고 죽기라도 해?"


"아마도."


"젠장, 좀 천천히 걸을래? 은행이라도 털고 오는 길이야? 네 인생에 이래라 저래라 하고 싶진 않지만, 관계가 깊어지면 막 못 견디겠고 그래?"


브루스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멈춰 섰다. "48시간." 그가 말했다. “내 변호사가 연락할 거야. 비용은 물론 내가 부담하는 거겠지?”


“어, 그거 말인데.” 조던이 찡그렸다. “나 지금 월급 절반으로 생활하고 있거든, 기억하지? 꼭 갚을게.”


"그 부분은 걱정하지 마. 이혼하는데 왜 그렇게 돈이 많이 드는지 알고 있나?" 할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으니까." 브루스는 1층 버튼을 쾅 눌렀다.




할에게 아무 연락도 못 받은 채 27시간이 흘렀다. 브루스는 짬짬이, 어쩌면 내내 케이브에서 일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잠을 좀 자야 할 것이다. 마지막 세트의 측정을 끝내고 화면을 끄려는 찰나, 신호가 들어왔다. 리그 전용 보안 채널. 브루스는 버튼을 눌렀다. 


"랜턴." 그는 약간 놀라 말했다.


"어, 음… 안녕."


"우주에 나가있군."


"난… 있잖아,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알겠어? 긴급 호출을 받아서 가 보니까 일이 미쳐 돌아가고 있었어. 연락할 수 있는 상황이 되자마자 너한테 제일 먼저 건 거라고."


브루스는 한숨을 쉬었다. 할의 잘못이 아니긴 했지만, 그린 랜턴이 아주 간단한 계획조차 불필요하게 꼬아놓는 재주의 소유자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할의 우편함엔 뜯어보지 않은 이혼 서류가 들어 있을 것이다. 브루스는 카울을 벗고 있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하며 눈을 비볐다. "그래서 언제 돌아온다고?"


"24시간 안에는 돌아가. 약속할게. 오래 걸려도 36시간이야."


브루스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매 시간이 지날 때 마다," 그가 말을 이었다. "겁없는 기자가 브루스 웨인의 비밀 결혼을 파헤칠 가능성이 높아져. 금요일 밤에 자선 행사에 가야 하는데 그런 식의 홍보는 필요 없어. 알아듣겠나?"


"내가 최선을 다하고 있고, 언제 왔다 가는지에 대한 결정권이 항상 나한테 있는 건 아니라는 건 알아듣겠어?"


"그 비상 사태라는 게 정확히 무슨 일이지."


"달레샨 독감이야. 마지막으로 달레샨 독감이 퍼졌던 때가 몇백년 전인데, 인구의 4분의 3이 전멸했고, 근처에 있는 두 개 당국으로까지 내전이 발발했었지. 이번엔 그렇게까지 나쁜 상황은 아니지만, 가디언들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려고 해. 우리가—" 그는 힐끗 뒤돌아보았다. "그래, 잠깐만, 바로 갈게. 끊어야겠어." 할이 말했다.


"알겠어." 브루스가 말했다.


"내 잘못 아니야. 내가 계획하거나 한 것도 아니잖아."


"그렇겠지. 너한테 뭘 계획할 능력이 있을 거라고 생각 안 해."


할이 마이크에 대고 한숨을 쉬었다. "네가 얼마나 좆같은 놈인지 상기시켜줘서 고마워, 박쥐. 진짜로, 질리지가 않네." 그리고 화면이 꺼졌다.


브루스는 몇 분간 눈을 감고 필사적으로 명상한 뒤에야 일어나서 스크린을 끌 수 있었다.




할 조던으로부터 다시 연락을 받은 건 24시간도, 36시간도 아닌 39시간이나 지난 다음이었다. 그것도 미안하다는 전화나 문자 대신, 또 다른 보안 채널 메세지로.


"믿기지가 않는군." 할의 얼굴이 스크린에 떠올랐을 때, 브루스는 말했다. 적어도 조금은 유감스러워할 낯짝은 있는 모양이었다.


"그러니까 어떻게 된 거냐면—"


"아직도 우주에 나가 있잖아."


"엄밀히 말하면 그렇지."


"엄밀히 말하면?"


"우주에 나와 있는 거 맞아. 그냥 내 말은—좋아, 그러니까, 아마—아마 이건 웃기다고 생각할걸."


"계속 그렇게 말하는데, 한번도 그런 적 없거든."


"사실은, 나 격리 중이야."


브루스는 할 말을 잃었다. "잠깐만." 할은 그가 화면을 뚫고 공격하기라도 할 것 처럼 두 손을 들어보였다. "진정해. 진짜로 아프거나 한 건 아니니까."


"그것 참 안심이 되는군."


"지난 정찰 임무에서 우리 중 몇 명이 병균에 노출됐는데, 잠복기가 지날 때 까지 격리되야 한다고 우기더라고. 적어도 내 경우엔 완전 말도 안 되는 거지, 지구인도 달레샨 독감에 걸릴 수 있다는 증거는 없으니까. 뭐, 말이 통하는 애들은 아니더라. 그래서 여기 좀 더 쳐박혀 있게 된 거야. 나갈 수 있게 되자마자 지구로 돌아갈게, 맹세해."


"얼마나 격리되어 있어야 하지?"


할이 찡그렸다. “어, 음…6주.”


"6주? 지구 시간으로 6주?"


"내 잘못 아니야!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나라고 6주 동안 이 좆만한 방에 갇혀서 으깬 토스트랑 콩이나 먹고 싶은 줄 알아?


"6주면," 브루스는 할 수 있는 한 침착하게 말했다. "그럴 가능성이 있다 정도가 아니라, 거의 틀림없이, 파파라치들이 늘상 하는 정기적 기록 검사로 내가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아낼거야. 너랑 한 결혼 말이지."


"사람들이 네가 게이라고 생각할까봐 그러는 거야?"


브루스는 눈을 감고 손으로 이마를 짚었다. "잠깐, 나한테 생각이 있어." 할이 말했다.


"물어보기 무섭군."


"이건 어때. 네가 내 몫까지 싸인하는거야. 진심이야. 내 서명 표본이 파일에 있을 거 아니야. 리그 전 멤버 걸 가지고 있겠지. 그냥 나 대신 가서 싸인해, 알겠지?"


"위조하라고." 브루스가 말했다. "위조가 네 해결 방법이라고."


"뭐? 아냐! 사기치자는 게 아냐. 그냥, 알잖아, 까다로운 상황에 창의적으로 대처하자는 거지. 내 융통성에 고마워할 줄 알았는데."


"네가 최소한 세 개 은하에서 법을 집행한다는 게 도무지 믿기지가 않는군." 이번엔 그가 먼저 모니터를 껐고, 그 사실에 유치한 만족감을 느꼈다.


Twitter @DR34MY3Y3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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