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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뱃할/번역] Aliens Made Us Do It 2


브루스는 삼 주 동안 랜턴을 보지 못했는데, 남아 있는 살인 충동을 잠재우는데 딱 그만큼의 시간이 걸렸다.  그를 싫어하는 건 아니었다. 할은 그의 일을 엄청나게 잘 해냈으며, 현장에선 목숨 걸고 신뢰할 수 있는 남자였다. 능숙하고 믿음직스러우며, 어떤 방식으로도 그를 실망시킨 적이 없는 데다가 우주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데 인생을 바친 사람을 어떻게 싫어할 수가 있겠는가?


뭐, 그리 어렵진 않았다.


"야, 박쥐." 리그 미팅이 끝나자마자 할이 그를 쫓아왔다. "저기, 기다려. 젠장, 좀 멈춰 볼래? 지금 더 빨리 걷는 거야?"


브루스는 자신이 속도를 내고 있었다는 사실을 문득 깨닫곤 한숨을 쉬었다. "무슨 용건이지."


"그러니까, 어…잠시 얘기 좀 할 수 있을까?"


"듣고 있어."


할이 그의 팔을 잡아챘다. "좀 멈추라니까. 들어봐, 난 그냥―그러니까, 어디 조용한 데서 얘기 좀 할 수 있을까?"


불안해 보이는 할의 모습. 브루스는 의구심이 드는 한편 궁금증이 생겼다. 두 사람은 3층 전망대로 향했다. 그가 안쪽으로 손짓하자 할이 등 뒤로 조심스레 문을 닫았다. "그러니까," 할이 말문을 텄다. "무슨 일이냐 하면."


그리고 말을 멈춘 채 브루스의 시선을 피하며 입술을 잘근댔다. "아마 웃겨 자빠질거야." 할이 말했다.


"안 그럴 거라고 거의 확신하는데."


"몇 주 전 일 기억해? 베레니아에 갔던 거."


"생생하게." 브루스가 말했다. "가디언들의 우주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범우주 번역기가 되어야 할 반지가,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순간에 편리하게도 쓸모없어졌던 게 기억나는군."


"편리하게도? 무슨 의미야? 흙바닥에 너랑 단 둘이 17시간 동안 갇혀 있는 게 내가 남몰래 바라기라도 한 일이란 말이야? 맙소사, 그 자기중심적인 입으로 아무 개소리나 막 뱉고 있네." 


"임무 전체가 위태로워질 수도 있었어." 브루스는 말을 이었다. "베레니아인들은 세타 궤도에 평화를 가져올 열쇠였어. 하나라도 잘못된 수를 두는 순간 우리를 적대시 할 테고, 몇 주간의 힘든 작업은 수포가 됐겠지." 


"그래, 그 점은 나도 알고 있어." 할이 짓씹듯 내뱉었다. "하지만 반지가 필요한 정보를 주지 않는 게 내 잘못은 아니거든. 아니면 혹시 헷갈리기라도 한 건가, 내가 무슨―"


"정보 업데이트." 브루스가 말을 가로챘다. “떠나기 직전에, 네 반지의 정보를 업데이트 해야 한다고 했지. 내가 왜 지금 하지 않느냐고 물으니까 너는 귀찮은 일이라고, 갔다와서 하면 된다고 말했어. 베레니아식 결혼에 대한 정보가 바로 그 업데이트에 포함되어 있었을 거라 생각 안 하나? 기본적인 책임감조차 길러내지 못하면서 어떻게 반지를, 우주에서 가장 억제할 수 없는 힘을 휘두르겠다는 거지?"


할은 천식 발작이라도 일으키는 것 같았다. 거친 호흡, 그리고 핏기없이 굳게 다물린 입술. "기본적인 책임감이라고." 그는 되풀이했다. "존나 믿을 수가 없네."


"그리고 또 한 가지―최소한 와치타워에서는 말을 조심할 필요가 있을 것 같군. 프로답지 못한 데다가, 다른 멤버들이 불쾌해할 수도 있어. 와치타워는 자네만의 클럽 하우스가 아니야."


할은 눈을 꽉 감았다. "제발," 그가 속삭였다. "제발 널 죽이지 않는 일이 지금보다 더 힘들어지게 만들지 말아줘. 그게 내 사소한 문제를 풀어주긴 하겠지만."


"무슨 사소한 문제?"


할은 한숨을 푹 쉬며 머리칼을 마구 헤집었다. "그러니까," 그는 말했다. "그냥…내 말 좀 들어 봐. 뭐냐면, 오아가 이제 베레니아와 외교 관계를 맺었거든."


"그래." 브루스가 대답했다.


"그리고 또 무슨 일이냐면, 리그한테는 모든 걸 보고하지 않아도 될지 몰라도, 가디언들이랑은 그럴 수가 없어. 반지가…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내가 임무에서 경험하는 모든 일에 접근 권한을 준단 말이지." 


"알겠어." 그가 말했다.


"월급을 못 받고 있어." 할이 말했다. “가디언들이 주질 않아."


"월급이라고." 브루스가 얼굴을 찌푸렸다. "가디언들이 급료를 지급하는진 몰랐는데. 그들 치곤 세속적으로 들리는군."


"백만장자가 잘도 말하네. 젠, 아니, 진짜로. 가디언들 밑에서 풀타임으로 일하는 랜턴들이 전 우주 섹터에 깔려있고, 걔들 점심이 전부 은쟁반에 담겨서 나오는 건 아니거든, 귀족 나으리."


"그들이 돈의 필요성을 알아차렸다는 것에 놀랐을 뿐이야. 내가 아는 바로는, 인생의 절박한 요구가 뭔지 제대로 이해하고 있을 자들이 아니니까."


"그래," 조던은 한숨을 내쉬었다. "맞는 말이네. 용건은 이거야. 이제 오아는 베레니아와 외교 관계을 맺고 있어서 둘 중 어느 나라에서건 공식적이거나 법적인 일을 했다면 자동으로 다른 나라에서까지 법적 효력이 생겨. 내가 무슨 말 하려고 하는지 알겠지."


"아니." 브루스가 말했다.


"오아 법에 따르면 난 결혼한 상태야. 베레니아에서 흙바닥에 뒹굴고 난리 친 게 짠, 바로 내 결혼식이었어. 이제 알아듣겠어?"


"흥미롭군." 브루스가 말했다.


"그래, 존나 멋지지. 그래서 이제 나한테 남, 남편이 있으니까―" 할은 순간 말문이 막힌 것 같았다. "문제가 뭐냐면, 오아 법에 따라서 내 월급의 절반이 그…사람한테 간다는 거야. 까놓고 말할게, 돈이 필요해."


"알겠어."


"잘됐군. 생각해봤는데, 너랑 나랑 오아랑 외교 관계가 있는 나라로 가서 이혼하기만 하면 될 거야. 문제 해결이지, 응?"


"오아와 연결된 가장 가까운 나라까지 얼마나 걸리지?"


할은 다시 입술을 잘근잘근 씹기 시작했다. "별로 안 멀어." 그가 말했다.


"얼마나 먼데?"


"그냥…음, 자벨린으로 며칠 정도." 


"며칠이라고? 아까 미팅에 집중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난 지금 고담에서 아주 까다로운 조사에 착수하고 있어. 미팅을 위해 여기 오는 것 조차 원치 않는 위험 감수였고, 한 시간 안에는 돌아가 봐야 해. 네 은행 계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쓸 며칠은 없어, 랜턴."


"알겠어. 문제없어. 벌써 다 생각해 뒀으니까 좀 들어봐. 나한테 다른 해결책이 있어."


"좋은 것이어야 할 거야."


"지구를 떠나지 않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까 배트-걱정 붙들어 매셔. 그냥 지구에서 결혼한 다음에 이혼하면 돼. 지구 기록으로는 결혼한 적도 없으니까 당연히 법원에 가서 이혼할 수는 없겠지. 그러니까 바로 여기서 결혼을 한 다음에, 바로 다음 날 이혼하자는 거야. 지구 기준으로 우린 결혼한 사이가 아니니까―" 


"실제로도 아니지."


"실제로도 아니지만, 오아는 고향 행성에서의 이혼 역시 법적으로 인정해 줄 거야. 어때?"


"내가 제대로 알아들은 건지 모르겠는데. 이혼에 대한 해결책이 한 번 더 결혼하는 거라고?"


"첫 번째 단계라니까. 이해를 못 하네, 그게 첫 번째 단계라고."


"그리고 네가 이해를 못 하는 부분은, 애초에 이 모든 건 조금도 내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지."


"조금도 네 문제가―뭐라고? 오, 저들을 자극해선 안 돼, 화나게 할 위험을 감수할 순 없어, 거리던 게 누구였는지 기억 안 나? 내가 의식이고 뭐고 때려치고 자벨린으로 돌아가자고 했으면 뒷목 잡고 넘어갔을 거면서!" 


"그리고 너야말로 다른 선택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줄 수 있었던 반지를 업데이트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사람이었지."


"왜 계속 널 죽이고 싶게 만드는 거야?" 할은 거의 소리를 지르며, 전망대 창문에 손을 댄 채 숨을 고르려 하고 있었다. 


"저기." 그가 한층 침착해진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그냥…누가 잘했고 누가 잘못했네 하는 걸 잠시만 잊어버리면 안 될까. 그냥 내가 부탁이 있다고 쳐. 팀 멤버로써. 궁극적으로 이 상황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한 건 잠시 제쳐두고, 벌어진 건 이미 벌어진 일이라고 하자고, 응? 동료 멤버를 도와주는 차원에서 뭔가를 할 마음이 생겨? 네 마음이라는 부분에 그런 기능이 있긴 한 거야?"

 

브루스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지금 차 키를 빌려달라는 게 아니잖아."


"나도—나도 알아. 나도 알고 있어. 정말이야. 사실은…사실은, 나한텐…짊어져야 할 책임이 있고, 월급을 받기 전 까진 어떻게 할 방도가 없어. 결혼에 대한 오아인들의 생각은 매우 명확해. 만약 네가 기혼자라면, 그들은 급료 절반을 네…파트너한테 보내. 평소였다면 오아 데이터베이스에 결혼을 했다고 적혀있건 말건 좆도 신경 안 썼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돈이 필요해. 브루스, 제발."


"곤란한 일이 생긴 건가?"


할은 이마를 문질렀다. "아니, 아무 문제도 없어. 사회적으로 매장당하지도 않았고, 대마초도 안 피고, 여자친구를 임신시키지도 않았어. 평소에 관심 좀 가지지 그래."


"알겠어." 브루스가 성마르게 말했다.


"뭐를?"


"알겠어. 하지."


할이 손을 내렸다. "하겠다고?" 그는 진심으로 놀란 것 같았다.


"그래." 브루스는 할의 부탁만큼이나 그의 놀란 반응이 짜증스러웠다. 온 힘을 다해 그를 나쁘게 생각하고 있었단 말인가? 그런 기능이 있긴 하냐니, 그렇게 짜증나는 말을 하다니. 환심을 사려고 할 때 조차 화를 돋구는 게 바로 할 조던이라는 인간이었다. 브루스는 한숨을 쉬었다.


"내일 아침 9시에 고담에서 보지. 최대한 대중에게 노출되지 않게끔 일을 봐줄 수 있는 판사 몇 명을 알아. 48시간이라는 대기 시간이 있지만, 그 이후엔 곧바로 이혼할 수 있을 거야. 내 변호사가 모든 걸 처리 할테고."


"고마워, 브루스. 잊지 않을게."


"부디 그러길 바라지." 그는 문에 달린 패드를 빠르게 두드리곤 방에서 걸어나왔다. 브루스는 할의 분노에 찬 한숨에서 약간의 즐거움을 얻었다. 그가 숨죽여 중얼거리는 소리는 못 들은 척 하기로 했다. 


Twitter @DR34MY3Y3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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