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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로키/번역] Shadow Plays 2

Shadow Plays

dreamlittleyo

Chapter 2



햇빛이 계속해서 눈꺼풀을 찔렀다. 토르는 허겁지겁 일어났다. 정신없는 혼미함이 가슴을 쥐어짰다. 토르의 눈은 바로 직전에 일어난 혼돈의 흔적을, 로키를 찾았지만 그는 완전히 혼자였다.


자신의 방. 자신의 침대. 이부자리가 불편하게 몸에 감겨있었고, 침묵만이 공기를 가득 메웠다.


토르는 침대 시트에서 빠져나와 입고 있는 갑옷을 놀란 눈으로 응시했다. 그의 마음은 혼란으로 어지러웠고, 왜 갑옷을 입고 있는 게 완전히 이상하게 보이는지 알아내는데 시간이 조금 걸렸다.


그는 알현실에서의 혼란을 기억하고 있었다. 폭발과 떨어지는 잔해들, 두 사람의 머리 위로 내려앉던 벽과 천장을 기억했다. 다쳤었다는 사실 또한 기억했지만, 당장 통증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은 치유될 정도로 긴 시간 동안 의식이 없었다는 뜻이었다. 게다가 그는 침대에 누워있었으므로 치료사나, 어쩌면 프리가가 그를 돌봐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치료사가 갑옷을 입힌 상태로 침대에 눕혀두겠는가?


아무리 토르의 갑옷이 깨끗하다 하더라도 말이다. 그의 기억대로 피칠갑은 커녕 핏방울 하나조차 묻어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아무것도 말이 되지 않았고, 오랫동안 애를 써 봤지만 토르는 갑자기 기억을 되돌리거나 해서 모든 걸 확실하게 만들 수 없었다. 그는 늘 이론에 강한 쪽이 아니었다. 그것엔 언제나 로키가 필요했다.


로키. 토르는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향해 서둘러 걸음을 옮겼다. 로키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동생이 괜찮은 것인지 알아야 했다. 


문 앞에 시종이 서 있었는데, 토르는 거의 발이 걸려 넘어질 뻔했다. 어리고 깡마른 소년은 토르가 복도를 따라 빠르게 달려나가기 전에 손에 쥐고 있던 우아한 메세지를 건네주었다. 틀림없이 어머니의 손으로 쓰인 부드러운 편지를 읽었을 때, 공포가 토르의 뱃속에서 꿈틀거렸다.


아침 식사로의 초대였다.


토르가 자신의 기억을 늘 믿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 편지를 읽은 적이 있었다. 터무니없는 우연이 분명했다. 그가 아무리 의식 없이 얼마를 보냈다 하더라도, 프리가는 토르가 오늘 깨어날 것을 알고 있었을 수 있었다. 그를 불러 회복한 모습을 두 눈으로 보고 싶어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런데 왜 하필 왕실 시종을 통해 편지를 보냈단 말인가? 왜 그녀 자신이 직접 오지 않고? 토르의 때때로 일어나는 무모함의 결과에 종종 그랬던 것처럼, 침대 맡에서 기다리지 않고?


끔찍한 생각이 토르의 직감을 스쳤다. 로키 때문일 수도 있었다. 프리가가 감히 곁을 떠날 생각을 못 할 정도로, 로키가 심하게 다쳤을 수도 있었다.


토르는 한 가지 목적으로 빠르게 움직였다. 그는 복도를 따라 웅장한 계단을 서둘러 오르며 프리가의 방이 있는 동쪽 궁으로 향했다. 그의 발걸음이 복도에 급하고 시끄럽게 울렸고, 몇몇 시종들이 황급히 토르의 앞에서 비켜났다. 그는 기록적인 시간 안에 어머니의 방문 앞에 이르렀다.


그녀의 방으로 들어갔을 때 로키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프리가가 애절하게 그를 끌어안고 차분한 손짓으로 머리를 쓰다듬을 뿐이었다. 토르는 그녀의 팔 안에서 공포와 혼란으로 전율했고, 곧 급하게 몸을 떼어냈다.


“죽었나요?” 토르는 숨을 헐떡였다. 그의 목소리는 처참했다. “로키가―그 애가…?”


프리가는 깜짝 놀란 것처럼 보였고, 곧 혼란스러워 하다가, 이내 조용한 연민이 얼굴에 떠올랐다.


“네 가슴에 그런 공포를 심어주다니, 굉장히 나쁜 꿈을 꾸었나 보구나.” 그녀는 조심스럽게 몇 발짝 다가와 그의 얼굴을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당연히 로키는 죽지 않았지. 네 아버지께서 그렇게 잔인하실 리가 있겠니.”


“그렇다면, 지금 어디 있죠?”


프리가의 얼굴에 다시 혼란스러움이 떠올랐고, 그를 쓰다듬던 손을 떨어뜨렸다.


“왕궁 아래에 있는 감방에 있지.” 그녀가 말했다. “형벌이 실행되기 전까지, 하룻밤을 그곳에서 보낼 거란다.” 프리가의 표정에 슬픔이 번졌고, 곧 어리둥절함으로 흐려졌다. 토르는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뇨,” 토르가 말했다. “그의 형벌은 이미 행해졌어요. 그게 우리에게 재앙을 가져오지 않았습니까. 로키는 지금 어디 있나요?”


“토르, 네가 착각하고 있구나. 의식은 해질녘에 치룬단다. 올파더께서 명하신 시간이 되기 전에는 시작할 수 없어.”


토르는 고개를 저었지만, 반박의 문장은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그녀는 너무나 확신에 차 있었고, 또 차분했다. 그러나 프리가도 그곳에 있었다. 여섯 명의 마법사가 로키를 속박한 마법을 행하고 있을 때, 오딘의 옆에서 슬픔에 잠긴 채 장엄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그녀는 틀림없이 기억하고 있어야 했다.


그러나 프리가의 눈에는 그러한 기억의 흔적이 없었고, 토르는 완전히 혼란에 빠졌다. 그는 문을 향해 뒷걸음질 쳤다.


“어디 가는 거니?” 프리가의 목소리가 걱정으로 날카로웠다.


“로키를 찾으러 갑니다,” 토르가 말했다. “확실히 할 필요가 있어요. 더 머물 수 없음을 용서해 주십시오.


프리가는 그를 잡아 세우지 않았고, 그 점에 토르는 감사했다.






토르는 감방의 매끄러운 바닥에서 잠들어있는 로키를 발견했다. 상처 하나 없이 섬뜩할 정도로 평온한, 정확히 토르가 기억하고 있는 모습대로였다.

 

이번에는 로키를 만지지 않았다. 우아한 얼굴, 매끈한 목, 핏자국이나 멍을 찾아볼 수 없는 창백한 피부를 단지 응시할 뿐이었다.

 

“일찍 왔군,” 로키가 눈을 뜨지 않은 채로 말했다. “내 형벌은 해가 질 때 예정되어있어. 동틀 녘이 아니라.”

 

“로키, 무슨 일이 생겼다.”

 

로키는 빠르고 날카롭게 눈을 탁 뜨고는 가늠하는 듯한 시선으로 토르를 못박았다. 그의 눈은 토르의 표정을 살폈고, 얼굴은 어두운 분노로 굳어졌다.

 

“올파더가 이렇게나 빨리 또 다른 전쟁에 발을 들여놓으셨나?” 로키는 여전히 몸을 일으키지 않은 채였다. 그의 표정에 떠오른 우울한 무게가 힘없는 휴식의 흔적과 불편하게 어우러졌다.

 

“내가 아는 바로는 아니야.” 토르가 말했다.

 

“저런,” 로키가 중얼거리곤, 토르에게 등을 돌려 다른 방향으로 돌아누웠다. “가버려. 특히 형이 여기 있는 게 싫으니까.”

 

“아우야, 제발. 네 처벌에 관한 일이다.”

 

로키는 편하게 자세를 잡으려던 도중 얼어붙었다. 갑자기 그는 놀랍도록 차분해졌다. 토르는 로키의 뒤통수를 바라보며 그가 다시 돌아눕기를 바랬다. 그러나 항상 그래왔듯이, 이번에도 역시 로키는 토르가 바라는 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무슨 일이지?” 마침내 로키가 물었다.

 

“네 형벌은 이미 행해졌어. 아니면 내가 그런 꿈을 꿨거나. 여태까지 꾼 어떤 꿈도 이런 느낌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물론 꿈이지, 아니면 뭐겠어.” 로키는 한 손을 내저으며 일축했고, 토르는 그 무엇보다 그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 “형벌이 치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은 명백하지 않나. 아니라면 내가 여기 누워서 묶인 채 알현실로 끌려나가길 기다리고 있을 리가 없잖아. "


로키의 말은 옳았지만, 토르는 그보다 더 잘 알고 있었다. 토르는 보고 느낀 것이 무엇인지 알았다. 부정할 수 없는 본능적인 확신으로 이전에도 여기 온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오로지 로키가 이해하기만 하면 될 것이다. 동생을 납득시킬 적당한 단어를 찾는 동안, 토르의 가슴에 절망이 스멀거리며 올라왔다. 

 

“마법사들은 손을 올렸고, 아무 말도 하지 않더구나,” 결국 토르는 말했다. 그의 목소리가 고요한 속삭임으로 잦아들었다. “주문을 행할 때 단 한마디의 말도 없었어. 그들은 모든 게 잘못될 때까지 조용히 있었다.”

 

로키는 미동 없이 누워있었고, 마침내 토르의 인내심이 바닥났다. 그는 로키의 어깨를 잡아당겨 몸을 뒤집었고, 목덜미를 잡아 자신과 눈을 맞추었다. 토르는 로키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잡아두었다. 로키의 눈에 놀람이 스쳐 지나갔다.

 

“네가 다친 것을 보았다.” 토르는 말했고, 단어가 당시의 모습과 소리를 마음속에 생생하게 떠오르게 했다. 들쭉날쭉한 기억들. 이건 잠재의식에서 비롯된 상상 속 공포가 아니다. 의심할 마음조차 들지 않는, 실제로 일어난 일이었다. “네가 내 아래에서 피를 흘리는 걸 봤고, 아버지의 알현실이 우리 주변에서 산산조각나고 있었어. 아스가르드의 모든 자가 죽어가는 것 마냥 비명이 들려왔고―”

 

“그만,” 로키가 그의 가슴을 주먹으로 치며 딱딱거렸다. “진정해, 멍청아. 언제부터 형의 바보 같은 용기가 고작 악몽에 바스러졌다고 그래?”

 

“악몽이 아니었어.” 토르가 주장했다. 그의 손가락이 여전히 로키를 꼼짝 못 하게 잡고 있는 뒤통수를, 팔뚝을 세게 파고들었다. “로키, 제발. 꿈이 아니었다. 넌 나를 믿어야 해.”

 

로키의 표정이 미세하게, 무언가 순진하게 변했고, 마침내 가늘고 색이 옅은 눈동자가 토르를 응시했다. 로키는 그의 말을 듣고 있었다. 토르의 말이 진짜일 가능성을 완전히 납득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최소한 토르의 말이 진짜라고 치기로 한 것이다.


“환상인가, 그러면?” 로키가 말했다. “곧 일어날 일에 대한 예감?”

 

“이건 환상이 아니다. 단순히 재앙을 본 게 아니라 느꼈고, 또 들었어. 공기를 떠다니는 피가 입안을 돌았다 하지 않느냐.” 네 피 말이다. 토르는 생각했고, 전율이 그의 몸을 훑고 지나갔다.

 

“몇몇 예언자들이 그와 비슷한 경험을 묘사한 적이 있어. 어쩌면 형도―”

 

“나는 예언자가 아니야.”

 

“아니지." 로키가 한숨을 쉬며 인정했다. ”누가 봐도 아니야. 그럼 뭔데? 시간의 틈새에 발이 걸려 넘어지기라도 한 건가? 소용돌이에 휘말려서 여기 떨어지기라도 했어? 그게 얼마나 말도 안 되게 들리는지 형도 알겠지.“

 

“아예 불가능한 일인가?"

 

로키는 멈칫했다. 그의 눈이 다른 생각을 하는 듯 멀어졌다. 토르는 로키의 영리한 머리가 가능성을 고려하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에 합리적인 설명을 찾아내려고 한다는 것을 알았다. 오랫동안 로키는 말이 없었고 토르가 거의 포기했을 때쯤,  마침내 그의 눈이 다시 토르에게 향했다.

 

“아니,” 로키가 팽팽한 긴장 속에서 말했다. “가능해. 하지만 시간은 우주에서 가장 완강한 힘 중 하나지. 그러려면 반드시 자연적인 시간의 흐름에 끼어들어야 하는데.....” 그는 말끝을 흐리고 경계하듯이 토르를 바라보았다.

 

그 모든 끔찍한 혼란 한가운데에서 동생의 충격을 보고 이미 답을 알고 있음에도 토르는 물었다. “네 능력조차 넘어서는 일이냐, 로키?”


로키의 시선이 굳어졌다. “내 능력을 넘어서는 일은 손에 꼽아.”

 

질문에 대한 긍정도 부정도 아니었다.

 

“나한테 이걸 말하는 이유가 뭐지?” 로키는 토르의 손 아래에서 몸을 비틀어 빠져나왔다. 그는 몸을 일으키기 충분할 정도로 멀리 떨어졌고, 자세를 바로 한 채 옆에 앉는 토르에게 시선을 주었다.

 

“의미가 있냐는 말이야.” 로키가 힘주어 말했다. “똑같은 날을 두 번 경험하는 게 형 탓은 아닐 테고, 만약 그렇다고 해도 나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결계는 너무 강력해. 무슨 일이 있었는지 판독하는 데만 해도 내 마법을 온전히 쓸 수 있어야 하는데, 형이 날 풀어줄 리는 만무하잖아.”

 

로키의 말은 전부 옳았고, 토르는 그에 대한 답이 없었다. 왜 로키를 이해시키려 했는지 알 수 없었다. 지금에 와서도, 토르는 누군가 이 일을 고칠 수 있다면 그 사람은 바로 로키일 거라고 말하는 작은 희망의 목소리가 들리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허나 고칠 게 뭐가 있단 말인가? 로키가 맞았다. 토르가 정말 하루를 되돌아왔다고 할지라도 그건 똑같은 일을 두 번째로 경험하게 될 거라는 뜻밖에 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토르는 모든 일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고, 그걸 반복하고 싶지 않았다.

 

“아버지를 뵈러 가야겠다.”

 

“안 믿으실걸.”

 

“상관없다.” 토르는 이미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앞으로 일어날 일을 막을 기회가 있다면, 그걸 잡지 않는 쪽이 바보겠지.”

 

“형은 원래 바보잖아.” 로키가 지적했지만, 토르는 이미 경비병을 부르기 위해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아직 커플링 요소는 미묘하네요...챕터 3에서 팡 터질 것 같습니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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