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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팍커크/번역] Stellar Explosion 2

Stellar Explosion

EntreNous

Chapter 2




"그래서, 너 진짜 스트레잇 맞아?" 새로 개봉한 영화의 레드 카펫에서 짐이 에스코트하기로 되어 있는 여배우가 흥미롭다는 듯이 물었다.


"음,"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는 걸 느끼면서도 짐은 입을 열었다. 


"오, 자기야. 걱정 마. 네가 내 팔에 예쁘게 매달려 있기만 하면 네가 뭐든 간에 상관없어." 그녀가 웃었다.


"네가 내 팔에 매달려 있는데." 짐은 말을 바로잡을 필요성을 느꼈다.


"말이 그렇다는 거지." 그녀는 윙크를 하며 붉은 머리카락을 휙 넘겼다.


또 다른 사진 기사가 멈추라고 소리쳤고, 짐과 여배우는 함께 포즈를 취했다. 파파라치가 아름답게 주름잡힌 드레스와 정신 나갈 정도로 화려한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뽐내는 그녀를 찍겠다고 하자 짐은 기꺼이 옆으로 비켜섰다. 그녀가 캐물은 질문을 고민해 보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짐이 조금 더 교묘하고 능숙했더라면 알아내면 너한테 제일 먼저 말해줄게, 자기야 라고 대답했을 것이다. 목소리가 갈라지지 않고 끝까지 말할 수 있다고 100퍼센트 확신이 들면 시도해 볼 생각이었다. 


왜냐면, 짐은 지금껏 자기가 스트레잇이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가끔씩 남자에게 끌릴 때도 있었고, 여자들이 모 배우를 보고 한숨을 쉴 때 속으로 몰래 동의한 적이 있다 하더라도 말이다. 짐은 거의 여섯 달째 사귄 여자친구가 있었다. 그것도 다 크리스토퍼 파이크에게 스카웃되기 전의 일이었지만. 뉴욕으로 떠나게 됐고 언제 돌아올지 모르겠다고 하자 신디와의 모든 게 얼마나 빨리 끝나버렸던가. 


그렇지만 스팍이랑 촬영을 한 이후로는......글쎄, 그런 일은 진지하게 고민을 해보게끔 하는 종류였다.


"지미." 짐이 에스코트하는 여배우가 한껏 미소를 지었고, 짐은 얼른 그녀 옆으로 달려가 섰다.


"팬들이 정말 궁금해할 텐데요, 게일라. 당신의 새로운 연애 상대인가요?" 이름 모를 연예 프로그램에서 나온 리포터가 물었다. 카메라를 든 남자는 리포터 바로 뒤에 서서 짐을 담기 위해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저랑 짐 커크는 그냥 좋은 친구랍니다." 게일라가 짐의 엉덩이 바로 위로 손을 미끄러뜨리며 부드럽게 말했다. "디즈니랑 계약이 끝난 후로 같이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어서 행운이었죠."


짐은 그녀를 만난 지 십오분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그것도 퍼블리시스트가 재촉하며 그들을 리무진에 태우기 전이었지만, 아무렴 어때. "맞아요, 우리는 좋은 친구예요." 게일라가 실제로 그의 엉덩이를 쥐었을 때 짐은 간신히 목소리를 짜냈다.


"굳이 입 열려고 하지 마, 예쁜아." 게일라가 가엾다는 듯 속삭였다. 리포터가 방금 짐이 한 말에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을 하고 있었고, 또 다른 사진 기사는 좀 더 가까이 오라며 목청을 높였다. "네 '예쁜 남자' 이미지를 다 망쳐놓을걸. 내 말 믿어, 아무도 그걸 안 바라니까."






짐이 막 뉴욕에 도착해서 역시 막 일을 시작한 모델 두 명이 살고 있는 퀸즈의 비좁은 아파트에 가방을 풀던 때로 돌아가 보자면, 그는 자기가 한 달쯤 버틸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면 두 달이나. 어쨌거나 모든 사람이 짐은 이 일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곧 알아내고 말 것이다. 그리곤 엄마한테 전화를 해서 집으로 가는 비행기 표를 보내달라고 빌거나, 다 때려치우고 쥐꼬리만한 월급을 털어서 버스를 타게 되겠지. 별 볼 일 없는 아이오와로 돌아가기 위해 말이다. 


정말로 짐은 이 모든 게 우연히 생긴 일이라는 걸 알았다. 만약 그날 밤 짐이 가짜 신분증을 가지고 리버사이드의 술집에 가서 그가 자기들 여자친구랑 말 섞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 얼간이들이랑 싸우지 않았더라면 크리스토퍼 파이크는 절대 짐을 찾아낼 수도, 짐이 아버지랑 닮았다는 사실을 알 수도 없었을 것이다. 파이크가 모델 에이전시를 시작할 때 짐의 아버지가 나온 카탈로그를 보지 않았더라면? 그리고 짐이 아버지를 빼닮지 않았더라면? 짐은 제정신인 사람이라면 멍든 턱에 코피를 흘리는 남자가 디자이너 수트를 입고 자연 바람에 머리가 부드럽게 흩날리는 채로 카메라 앞에 서 있는 모습을 떠올리지 못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별이 빛나는 데에 따로 이유가 있던가?


조지 커크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져서 대형 잡지 맨 앞면에 실리거나 어쩌면 시트콤에 잘생긴 옆집 남자 역할의 주연으로 나오게 될지도 모른다고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렇게 되는 대신 조지는 막 사고가 난 버스를 마주쳤고, 길가에 차를 멈춰세웠다. 제이크루에서 첫 캠페인을 찍고 임신한 아내에게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기름이 계속 세던 버스는 조지가 마지막 사람까지 안전하게 빠져나오도록 도와준 후에 폭발해버렸다. 불행하게도 조지가 남은 사람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버스 안을 마지막으로 확인하던 순간이었다. 정확히 같은 시간, 리버사이드 종합 병원에 있는 자신의 아내가 아들을 낳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는 아마 몰랐을 것이다.


처음에 짐은 모델이 되라는 파이크의 권유를 받아들일 생각이 없었다. 사람들은 짐의 어린 시절 내내 그가 아빠랑 얼마나 닮았는지 입이 마르게 떠들어댔고, 짐은 사람들이 아무리 자신의 긴 속눈썹과 벽안, 멋진 골격에 감탄하더라도 아버지와 같은 길을 밟지 않으리라 다짐했었다.


그렇지만 짐이 코 아래에 핏자국이 번진 채로 손에는 파이크 유니버설 모델링이라고 적혀 있는 새하얀 명함을 들고 집에 왔을 때, 위노나 커크가 훌쩍거리며 이렇게 말했다. "네 아빠한테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이 되겠니." 그래서 짐은 더플백에 자신의 물건 몇 가지를 쑤셔넣고 파이크가 준 비행기표로 JFK 공항까지 갔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아이오와를 벗어난 것이다.


학교 성적은 늘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짐은 자기 삶이 별 볼일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뉴욕에 도착했을 때도 모델 일이라고 해서 다른 평범한 일 한 두개 보다 특별히 더 잘 풀리진 않을 거라고 예상했었다. 하지만 마음 한켠에는 모델 일을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결심이 있었기 때문에 짐은 일찍 출근하고 열심히 일하면서 사람들이 주는 모든 조언들을 잘 새겨들었다. 어떻게든지 짐의 노력이 보상을 받은 셈이었다.


이제 짐은 젊은 유명 여배우를 대형 행사에서 에스코트하고, 캠페인에 짐이 나와주길 바라는 패션 하우스 경영진들과 약속을 잡고 있었다. 


물론 짐에게 갑자기 쏟아지는 관심은 스팍과의 촬영 이후에 생겨난 썰 때문일 것이다. 짐의 에이전트 제니스 랜드에 따르면, 엄청나게 유명한 사진작가 본즈가 그들이 함께 일하는 걸 얼마나 좋아했는지, 짐과 스팍의 모습과 성질이 얼마나 대조되는지에 대한 썰이 돌고 있었다. 심지어 거대한 여러 브랜드에서 짐과 스팍이 새 간판 모델이 되길 바란다는 썰까지 있었다. 제니스가 '썰' 이라는 단어를 너무나 많이 쓴 나머지 짐은 그녀가 좀 새로운 단어를 배워야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일 2시 15분쯤, 나랑 스타벅스 커피 들고 센트럴 파크 웨스트에서부터 산책할 수 있어? 모퉁이 돌 때는 멈추고, 길 건널 때 네가 보호하는 것 처럼 나한테 팔 둘러주고, 뭐 그런 시나리오로 갈 생각인데." 게일라가 마치 어딘가로 가서 노닥거리자고 공모하는 것 처럼 귀에 대고 속삭였다.


"어? 내일 놀자고 하는 거야?" 짐이 물었다.


"파파라치한테 떡밥 던지는 거 말이야." 그녀가 여전히 활짝 웃는 얼굴로 조바심을 냈다. 게일라는 짐한테 바짝 달라붙어서 깔깔거렸지만, 프로답게 어딘가 딱딱한 말투였다. "사람들이 우리 둘이 뉴스에 나온 걸 볼 거고, 내일 가십 블로그에 우리가 커피마시고 꼭 껴안는 게 올라온다고 생각해봐. '사귈까―아닐까' 같은 상황을 만들어보자고. 레드 카펫 일로 그럴싸한 트윗 몇 개가 올라왔어. 내 PR팀이 쇠뿔도 단김에 빼야 한다고 생각하나봐."


"그래? 내일 야간 촬영이 있긴 한데, 아마 낮 동안은 한가할 걸. 확실히 하려면 제니스한테 물어봐." 짐은 자신이 부탁받은 일이 도대체 뭔지 온통 혼란에 빠진 채로 대답했다.


"고마워, 자기야. 넌 진짜 멋진 애야." 게일라가 칭찬을 건네곤, 짐을 레드 카펫쪽으로 끌어당겼다. 






촬영과 홍보용 에스코트를 하면서 모델 일에 대해 배우고 있긴 하지만, 짐이 생각하기에 커피 심부름을 포함한 가짜 데이트나 파파라치를 속여넘기는 건 여전히 이상했다.


하지만 짐은 내일 있을 야간 촬영을 걱정하기 보다는 차라리 그런 것들에 대해 생각하기로 했다. 내일 촬영은 스팍을 거의 이 주 만에 다시 만난다는 뜻이니까. 


스팍을 다시 만난다는 데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 아니었다 (사실 완전 있었다). 에이전트가 이게 그의 커리어에 얼마나 핵심적인 일이 될지 말하는 것 의외에도, 짐의 룸메이트들은 그가 스팍과 두 번째로 일한다는 사실에 엄청나게 감명을 받은 것 처럼 굴었다. 짐이 자신의 감정을 꾹꾹 눌러놓는데 도가 트긴 했지만, 스팍을 다시 만난는 생각만으로도 심장이 더욱 빠르게 뛴다는 사실을 부정하기는 힘들었다.


그날 밤 집에서, (게일라는 짐을 퀸즈의 아파트까지 데려다준다는 바보같은 아이디어에 환하게 웃으며 맨해튼 역에 그를 내려두고 갔다.) 짐은 좁아터진 거실 한구석에 박혀있던 패션 잡지 더미를 뒤적거렸다. 스팍이 잡지마다 대문짝만하게 찍혀 있는 걸 볼 수 있었는데, 신선도가 떨어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사진을 보는 사람들마다 스팍이 업계를 주름잡고 있다는 사실에 확실히 열광할 만 했다.


"진짜 장난 아니다." 스팍이 공격적으로 몸을 구부리고 있는 사진을 발견했을 때, 짐은 조용하게 내뱉었다. 스팍은 언제라도 달려나갈 준비가 되어 있는 맹수 같았다. 짐은 손가락을 윤기나는 페이지에 미끄러뜨렸다. 어두운 광택이 흐르는 스팍의 머리카락, 날카롭게 떨어지는 턱선, 거기서 강한 어깨로―


"누가 그렇게 장난 아닌데?" 룸메이트 중 한 명인 술루가 갑자기 물었다.


짐은 거의 펄쩍 뛰어오를 뻔 했다. 술루는 아마 일련의 고급스러운 파티에서 막 돌아온 참일 것이다. 아니면 뭐, 짐이 생각보다 훨씬 오랫동안 스팍의 사진을 보고 있었거나.


"뭐? 아무도 아니야. 왜 그러는데?" 짐은 잡지를 서둘러 쇼파 쿠션 밑에 구겨넣었다.


"내일 스팍이랑 촬영이지, 응?" 술루가 다 안다는 듯 물었다.


"그런데?" 짐은 다 갈라진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보통 그는 걱정거리를 특별히 숨기는 편은 아니었지만, 술루와 스코티, 두 룸메이트는 악명높은 소문꾼이었다. 스팍과 자신 사이에 뭔가가 벌어지던, 짐은 그냥 입 다물고 있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물론 진짜로 둘 사이에 뭔가 있다는 뜻은 아니었지만. 


"글쎄, 그러면 자러 가는 게 좋겠다. 그래야 네 하늘색 눈이 카메라 앞에서 반짝거리지." 


짐은 술루의 미소에 답하듯 끄덕이곤 비틀거리며 방으로 들어갔다. 내일 있을 촬영을 위해 최대한 쉬어두는 게 좋을 것이다. 뭐, 스팍이 그를 다시 봤을 때 둘 사이에 특별한 뭔가가 있다고 생각하길 원해서 그런 건 절대 아니고. 



Twitter @DR34MY3Y3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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